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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의견 적극 반영한 매주 업데이트 ‘각광’

지난 9월 29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샤오미를 언급하며 한국의 위기상황을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선진국들이 제조업 경쟁력 장벽을 높이는 가운데 최근 ‘샤오미 충격’에서 보듯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추격도 날로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설립된 지 이제 4년이 된 중국의 기업에 대해 우리나라의 부총리가 충격이라는 표현을 쓰며 언급한 것은 샤오미의 성장세가 그만큼 무섭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짝퉁 애플’이라며 성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중심의 접근, 가격경쟁력과 신선한 마케팅 등 샤오미의
새로운 시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각계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샤오미를 집중 분석했다.

샤오미의 성장세가 무섭다. 올해 상반기 샤오미의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2611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703만 대)보다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지난해 전체 판매량(1870만 대)보다 800만 대 이상 많은 스마트폰을 상반기에 팔아치웠다. 매출액도 133억 위안(약 2조 3000억 원)에서 330억 위안(약 5조 7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 2분기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4%의 점유율을 기록, 12%의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 충격을 줬다. 설립한 지 4년밖에 안된 신생기업이 거둔 실적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샤오미가 이 같은 성과를 올린 이유로 다른 기업들이 따라 하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가격 대비 성능, 샤오미에 열광하는 사용자 집단, 헝거 마케팅을 비롯한 유효적절한 마케팅 전략 등이 꼽힌다. 그러나 그 근간에는 월등한 SW 경쟁력과 SW 중심 사업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보는 이가 많다. 샤오미는 탄탄한 SW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략을 변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스마트폰 분야는 하드웨어(HW)의 차별성이 약화되는 대신 SW, 서비스 등 새로운 영역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샤오미의 SW 기술력은 다른 스마트폰 기업들과 스스로를 구분 짓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근간이 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HW 경쟁력을 앞세워 온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대척점에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샤오미 기술력의 꽃 ‘MIUI’
최근 버전 6(베타)까지 판올림을 한 샤오미의 운영체제(OS)인 ‘MIUI’는 안드로이드 기반이지만, 구글의 공식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 버전을 커스텀(custom)한 OS이다.  초창기 MIUI는 시아노젠모드와 함께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각광받는 커스텀 OS로 자리잡았다. 빠르고 세련된 디자인 등으로 사용자들에게 구글 안드로이드가 제공하지 못하는 만족감을 줬기 때문이다. 

샤오미가 MIUI를 선보인 것은 창업 4개월 만인 2010년 8월이었고, 1년 후인 2012년 8월 샤오미가 첫 번째 스마트폰 Mi1을 내놓자 중국 현지는 물론, 우리나라의 마니아 사이에서도 SW 전문가들이 직접 만든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샤오미는 현재 MIUI가 수백만 명의 팬과 함께 개발되고 있고, 7000만 명의 사용자가 다운로드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MIUI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전체 다운로드 중 3분 1 정도가 타 제조사 스마트폰 사용자로 집계됐다. 타 제조사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은 것은 스마트폰 출고 시 기본 탑재되는 앱 중에 불필요한 앱을 모두 삭제하고 필요한 기본 앱만 깔려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샤오미에 따르면, MIUI는 HTC, 삼성전자, 모토로라, LG전자, 화웨이, 소니에릭슨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기기들을 지원하고 있다.
MIUI의 성능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국내 한 휴대폰 제조사는 내부 자료에서 샤오미가 뛰어난 SW 개발능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독자적인 OS를 제공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만들었다고 보기 힘든 뛰어난 퀄리티와 부드럽고 가벼운 사용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손영수 NHN넥스트 교수는 “샤오미는 날씨 앱, 메일 앱 등 (독자적인 앱을) 매우 잘 만들어 놨으며, 통일성과 일관성 있는 룩앤필(look and feel)을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애플 iOS과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점은 지속적으로 공격받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최근 베타 버전으로 선보인 MIUI6의 경우 심각하게 iOS를 모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iOS와의 유사성 논란에 대해 샤오미 측은 ‘전복형 이노베이션의 결과’라는 입장이다. 

또 일각에서는 개발자 성향이 강한 안드로이드 위에 사용자 중심의 애플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구현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쉽지 않음에도 이를 잘 접목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기도 하다. 사실 MIUI는 초기부터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아이폰의 감성을 살린 디자인으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향후 해외 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애플 등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점에서 iOS와의 유사성 문제는 샤오미에게도 언제까지 외면할 수 만은 없는 부분이다. 

샤오미만 할 수 있는 매주 SW 업데이트
샤오미의 SW 기술력은 매주 실시되는 MIUI 업데이트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샤오미는 10월 17일 현재 209번째 MIUI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이용자가 오류나 개선방안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MIUI 웹사이트에 올리면, 샤오미는 이를 취합해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에 반영한다. 샤오미의 브랜드 색을 따 이 날을 ‘오렌지 프라이데이’라고 부른다. 

인터넷 투표를 통해 많은 지지를 받은 제안을 표창하기도 하는데, 자신의 제안이 실제 구현되는 걸 경험한 사용자는 ‘미펀’이라고 부르는 충성도 높은 팬이자 지원군이 된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샤오미의 블로그, 포럼 등에 가입한 사용자 수가 1400만 명을 넘었다. 

중국에서 샤오미 고객들은 애플, 구글 사용자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앱을 내려받고 엔터테인먼트 앱을 사용하는 시간이 가장 길다고 한다. 이처럼 월등한 SW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시로 업데이트를 하면서 최적화하고 사용자들과 교감하는 것이 샤오미의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SW 업데이트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지속적으로 SW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개발 프로세스, 아키텍처, 품질관리(QA)가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이 같은 프로세스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는 것은 SW 역량과 직결된다. 다른 기업들은 하고 싶어도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은 생산과 마케팅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지만 SW만큼은 우리를 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샤오미는 애플처럼 SW에 집중하면서 HW는 팍스콘 등 전문 생산기업에 맡기고 있다. OS만 잘 만들면 이를 탑재할 스마트폰 HW를 만드는 전문업체가 많다는 것은 샤오미가 SW에 집중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 같은 방식은 때로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샤오미의 불량률이 시장 평균인 4~5% 이상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W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된다. 샤오미는 AS를 통해 이 문제를 커버하기 위해 서비스 센터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샤오미의 ‘뿌리’는 SW 고수들
레이쥔 CEO와 창업 멤버들은 SW 분야에 일가를 이룬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샤오미가 SW 분야에서 가진 경쟁력을 볼 수 있다. 샤오미의 주요 경영진 대부분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서 일한 SW 전문가이다. 

레이쥔 CEO는 1990년 동기들과 함께 프로그램 제작 회사를 설립했고, 1992년에는 SW기업인 킹소프트에 입사해 6년 만에 사장에 취임한 SW 전문가다. 레이쥔과 함께 샤오미 설립을 주도한 린빈 사장은 1995년 MS에 입사한 뒤 SW 엔지니어로 윈도 OS와 인터넷익스플로러 개발에 참여했으며 구글에서 엔지니어링 디렉터로 활동했다. 또 구글 맵 3D 지도 개발 주도자, MS 수석 엔지니어 등 쟁쟁한 SW 전문가들이 샤오미에 합류, 사업 각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해 폭발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샤오미의 SW 경쟁력은 또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같은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기업문화가 바탕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한을 대거 아래로 위임해 고객이나 협력사의 요구에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신생기업답게 성과를 거둔 직원에게는 직위와 권한 등에서 충분한 혜택을 주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또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의 다른 IT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이 낮은 편이지만, 직원들의 자부심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샤오미 본사를 방문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직원 누구나 레이쥔 CEO에게 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 정도로 회사의 분위기가 무척 수평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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