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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광풍, 그 후 1년

조회 수 2850 추천 수 0 2014.09.23 15:42:22
벌써 딱 1년 전이다. 지구촌을 투기 바람에 들썩이게 했던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세상 사람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때다.

이전만 해도 듣도 보도 못했던, 그야말로 별에서 왔을 것 같은 이 가상의 화폐는 이제 웬만큼 재테크나 부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흔한 단어가 됐다.

하지만 그 위상은 1년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000달러에 육박했던 시세는 400달러 초반대로 떨어졌다. 지난해에 주식을 팔아 비트코인을 샀다면 그야말로 쪽박을 찼다는 의미이다.

중국 투자자들의 사재기와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옹호성 발언을 등에 업으며 폭등했던 비트코인은 이후 불거진 각종 추문 속에 빛을 잃고 있다.

한때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일본의 마운트 곡스는 파산해 비트코인 생태계에 심각한 의문을 남겼다. 미국의 비트코인 선각자들은 불법거래 혐의로 기소된 후 유죄를 인정하면서 비트코인과 관련된 불법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

신용카드 이후 화폐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로 떠오르며 비트코인이 미래 화폐로 떠올랐던 것은 이제 과거의 일로 치부되고 있다.

최근 애플이 공개한 모바일 지불 서비스인 '애플페이'보다도 관심을 덜 받는 신세가 지금 비트코인의 위치다.

이런저런 일들만 살펴봐도 비트코인이 지난해와 같은 열기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상황이 바뀌었다고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정황은 주요 벤처캐피털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에 여전히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나타난다. 비트코인을 통한 거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화폐와 결제 시장은 온라인 시대 경제 흐름의 핵심이다. 미 이베이는 '페이팔'을 인수해 성장의 기반을 닦았고 최근 세계 최대 기업공개를 화제를 모은 중국 알리바바 역시 '알리페이'라는 지불 결제 솔루션이 없었다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을 터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그 효용 가능성까지 추락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결제시스템으로서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비트코인 자체를 금처럼 투자 대상으로 여기는 대신 기술로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다.

과거 우리도 이런 도전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어느 국가나 기업보다도 앞서 이동통신과 신용카드를 결합한 모바일 카드도 선보인 경험이 있다. '티머니'라는 전자화폐를 이용해 대중교통 요금을 내고 있고 다른 국가에 이 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선도적인 기술이 '보편화'라는 숙제를 해결했는지에 대해서는 곱씹어 봐야 한다. 우리만의 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지도, 글로벌 시장의 기술에 동참해야 하는지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세계 시장의 흐름에 역류한 우리만의 기술을 앞세워서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기 십상이다. 미래 통신의 표준이 될 것이라며 국가적인 지원이 이뤄진 '와이브로' 통신기술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은 삼성이 이미 몇 년 전부터 사용한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제서야 아이폰6에 넣기로 했다. 하지만 그 파괴력은 다른 어떤 기업의 선택보다도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결제 시장의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런 면에서 아직 비트코인에는 많은 기회가 열려있고 도전해보거나 연구해 볼 가치가 분명히 있는 기술이다. 그렇지 않다면 왜 세계 초일류 벤처캐피털들이 비트코인에 돈을 투자하겠는가.

논란 속에 의지가 꺾인다면 이미 흐름에 뒤지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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